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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경제학

데카르트 2성찰에 대해 (1) -생각하는 것 res cogitans

by gastbynote 2023. 2. 18.

 

지난 게시글에서는 데카르트 1성찰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1성찰에서는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다룬다. 그는 1성찰 끝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와 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인간 정신 자체에 대해 성찰하기 시작한 데카르트

 

데카르트는 제 2성찰에서 인간 정신 밖이 아닌 인간 정신 자체에 대해 골몰한다. 그는 이 장에서 정신을 물질적인 것보다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될 제1원리를 발견한다. 그것은 사유활동이 있는 한 사유의 주체인 내가 현존한다는 것이다. 즉, 그 유명한 문장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이 제 1원리이다. 그가 어떻게 제 1원리를 발견해나가는지 한번 알아보자.

 

제1성찰에서 방법적 회의를 한 데카르트는 혼란스럽다. 기하학, 대수학마저 부정했다. 하지만 그는 제1철학에서 가졌던 그의 철학적 신념인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은 모두 멀리하자.'를 되새기며 계속 성찰해나가려 한다. 그렇게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될 확고불변한 제1원리를 찾고자 한다.

 

'의심하고 있는 나'는 있어야 한다.

 

제2성찰은 제1성찰의 결론이었던 '아마도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그 자신이 어떻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가 생각해본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분명 '나'라는 존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제1성찰에서 어떤 감각이나 신체를 갖고 있음을 부정했다 하더라도 그 생각의 출처인 '나'는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만일 '유능하고 교활한 기만자(악령)이 나를 속인다면, 내가 있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기만자가 나를 속이고 있다면, 속임 당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있어야만 기만자가 나를 속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가 없다면 기만자가 나를 속이지 못한다. 즉, '모든 것을 회의하고 의심한다 해도 '의심하고 있는 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데카르트는 불확실함으로부터 확실한 자아 ego의 현존을 확신한다.

 

그렇다면 확실한 '나'는 무엇인가?

 

그런데 확실하게 있는 '나'란 무엇인가? 데카르트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나'에 대해 성찰하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 그는 먼저 이전에 자기 자신을 무엇으로 믿어왔는지 살펴보고, 확실하지 않은 것은 제거해나가면서 '나'에 대한 확실한 것을 얻고자 한다.

 

그는 이전에 '나'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되짚어본다. (인간이며, 인간이라면 이성적 동물이라고 단순히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동물은 무엇이고, 이성은 무엇이고 하는 식으로 따져야한다. 그는 이런 식으로는 '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여기서 데카르트는 '신체와 영혼의 결합으로서의 나'를 떠올린다. 그는 인간이 신체라고 물질적인 것에 해당하는 기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왔다. 또, 그는 영양을 섭취하고, 걷고, 감각하고, 사유하는 것을 영혼과 연관된 활동으로 봐왔다. 기존에는 영혼에 대해 불꽃이나 바람, 숨결 등과 같은 것들이지 않을까 추측만 해왔을 뿐이다. 반면, 물체(신체)는 한정된 모양, 제한된 공간을 가지고 다른 물체를 배제하는 것이면서 스스로 운동하지 못하며 다른 것에 의해 운동하는 것 등으로 판명하게 그것의 본성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결코 '나'와 분리될 수 없는 것

 

하지만 악령이 나를 속이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신체로서의 나는 배제된다. 제1성찰의 방법적 회의에서 보았듯이, 개별적 물체 또는 그 물체가 갖는 단순한 성질마저도 의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혼으로서의 나는 어떨까? 영양 섭취나 걷는 것 그리고 감각하는 것은 신체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활동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사유하는 것'은? 

 

여기서 데카르트는 앞서 회의한 모든 것이 없다 하더라도 사유하는 것은, '나'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현존한다. 그것은 사유하는 동안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의심할 수 없다. 즉 필연적으로 현존하는 나는 '생각하는 것 res cogitans'라는 것을 알아낸다.

 


 

다음 게시글에서 2성찰에 대한 내용 요약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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