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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경제학

데카르트 2성찰에 대해 (2) - 물질보다 정신을 판명하게 인식한다

by gastbynote 2023. 2. 19.

지난 게시글에 이어 데카르트 2 성찰 요약을 이어가겠다. 

 

 

 

상상력을 떼어 놓아야 한다

 

그는 이제 '나'는 나를 생각하는 것 그 이외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필연적으로 현존하는 나는 내가 상상하여 그려내는 것에 의해 알려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상은 물질적 형상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물질적 본성과 관련된 것은 이미 의심스럽다는 것을 제1성찰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다. '나'는 이런 물질적인 것에 속하는 어떤 것도 가지고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상상력으로 포착하는 어떠한 것도 우리 자신의 지식이 될 수 없다. 정신의 본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상력으로부터 정신을 떼어 놓아야 한다고 본다.

 

 

사유 주체, 감각 주체, 상상의 주체인 나

 

또, 그는 사유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사유하는 것이 의심하고, 이해하고, 긍정하고, 부정하며, 의욕하고, 의욕하지 않으며, 상상하고, 감각하는 것이라고 본다. 사유하는 것은 상상하는 것, 감각하는 것 또한 포괄한다. 상상하는 힘 그 자체는 실제로 현존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유하는 것 (주체, subject)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상된 것은 상상의 내용, 대상(object)으로 어떤 것도 참된 것이 아니다.

 

또, 실제로 있지 않은 것을 감각하거나, 감각의 내용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나의 감각활동 자체는 거짓이 아니다. 그것은 감각하는 것으로 사유에 포함된다. 이로써 그는 사유 주체이자 감각 주체이며 상상의 주체로서 자신을 파악한다.

 

* 여기서 앞서 정신과 떼어놓어야 하는 '상상(력)'과 사유하는 것에 포괄되는 '상상하는 힘(것)'은 구별해야한다.

 

 

물질적인 것이 더 쉽게 인식된다는 기존 통념 비판

 

그러나 데카르트 자신도 아직 '정신, 영혼으로서의 나'보다 '물질적인 것'이 더 쉽게 또렷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한다. 그럼에도 그는 이러한 통념은 의심스러운 것이며 정신이 물체보다 더 판명하게 지각된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데카르트는 이러한 기존 통념을 비판적으로 분석해보기 시작한다.

 

 

예시: 밀랍

그는 '밀랍'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개별적인 물체 밀랍 한 조각은 감각을 통해 지각할 수 있다. 그러나 밀랍을 불에 가져다 대는 순간, 그 맛과 향기, 빛깔, 형태 등은 변한다. 전과 동일한 밀랍인데, 감각의 내용은 상이하게 변한다. 이러한 특수한 형태, 우연적인 성질들은 변화할 수 있으며 우리가 감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변한 밀랍을 동일한 밀랍으로 파악하게 하는 것이자 밀랍을 밀랍으로 만들어주는 것, 즉 밀랍의 본질은 연장성, 유연성, 가변성이다. 밀랍은 오직 정신의 통찰을 통해서만 파악 가능한 것이다. 이것들은 감각, 상상력에 의해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든 변화 가능한 형태들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어 사용 습관 지적 - 우리는 사실 감각이 아닌 정신을 통해 밀랍을 파악한다.

 

데카르트는 언어 사용의 습관 때문에 우리가 밀랍을 정신적으로 통찰한 것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밀랍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이것이 무엇인지 판단을 내렸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뿐, 감각을 통해 밀랍을 파악한 것이 아니라 정신을 통해 파악한다는 것이다.

 

 

정신을 물질적인 것보다 더 판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제 데카르트는 밀랍을 판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내'가 밀랍보다도 더 판명하게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즉 정신이 물체보다 더 선명하게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이다. 밀랍이 있다는 것을 판단한다면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것은 밀랍이 있다는 것보다 훨씬 더 판명한 것이라는 것이다. 밀랍을 사실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잘못 판단하는 '니'가 선행하여 밀랍보다 먼저 있어야 한다. 즉, 물체가 있다는 것보다 물체의 존재를 파악하는 활동을 하는 '나(정신)'이 있음은 훨씬 더 분명하다. 이러한 사유하는 주체인 '나'가 가장 판명하게 지각된다.

 

 

데카르트 2성찰 내용 요약

 

(1)

2성찰에서 데카르트는 인간 정신 자체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아마도 확실한 것은 없다'와 같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 생각을 하는 '나'라는 생각의 출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악령이 나를 속인다해도, 속임 당하는 '나'가 있어야한다. 따라서 '의심하고 있는 나'는 확실히 있어야한다. 데카르트는 이러한 '나'가 무엇인지 탐구한다. 마침내 그는 사유하는 것은 '나'와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발견한다.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나'는 '생각하는 것 res cogitans'이다.

 

(2)

데카르트는 정신의 본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으로부터 정신을 떼어놓아야 한다고 본다. 그는 사유하는 주체이자 감각 주체, 상상의 주체로서 자신을 파악한다. 데카르트는 정신보다 물질적인 것이 더 쉽게 인식될 수 있는 것으로보는 기존 통념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밀랍의 예시를 통해 우리가 감각이나 상상력이 아닌 정신의 통찰을 통해 물체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언어 사용의 습관 때문에 우리가 정신을 통해 물체를 파악했음에도 감각을 통해 물체를 파악했다고 인지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물체가 있다는 것보다 물체의 존재를 파악하는 활동을 하는 '나'(정신)이 있음이 선행되어야하며 분명한 것이라 본다. 따라서 정신은 물질적인 것보다 더 판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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